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에 맞서 과일과 주스를 중심으로 한 프루테리언 식단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그가 조기 치료와 균형 잡힌 식단을 선택했다면 완치 또는 장기 생존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말한다. 사진=팀 쿡 애플 CEO 트위터 영상 캡처
#1. 벨 깁슨은 스무 살 때 쓰러졌다. 검사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진행성 뇌종양으로 진단받았고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들었다. 항암치료는 효과가 없었고, 병세는 더욱 악화됐다.
그녀는 자연치료법으로 암과 싸우기로 결심했다. 체력이 쇠잔해진 상태에서도 기를 쓰고 운동
황금성사이트 했고, 명상도 시작했다. 고기 대신 과일과 채소를 먹었다. 기적과도 같이 암이 완치됐다.
벨의 사연은 온라인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은 수백만 번 조회됐다. 벨은 자신이 암을 물리친 비결을 사람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2013년 '홀 팬트리(The Whole Pantry)'라는 앱을 내놓았다. '맛있는 요리법과 건
바다이야기2 강 지침, 생활 방식 조언이 가득 담긴' 앱이었다. 이 앱은 출시 첫 달에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벨은 2014년에 요리책 《홀 팬트리》를 출간했다. 부제는 '당신의 몸과 마음에 영양을 공급하는 독창적인 여든 가지 글루텐 프리, 정제당 프리, 유제품 프리 요리법'이었다.
벨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성공한 사업가, 너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그러운 자선가로 활동했다.
#2. 엘리자베스 홈스가 2003년에 설립한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는 손가락 채혈만으로 치명적인 질병 몇 가지가 포함된 수백 가지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스는 테라노스에 모두 7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받았다.
투자자 중에는 여러 분야의 정상급 인사들이 있었다. 뛰어난 이해력과
바다이야기릴게임2 냉정한 판단력을 통해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피 한 방울로 한 번에 200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를 믿었다. 2015년에 주간매체 타임은 홈스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했고, 세계경제포럼은 그녀를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했다.
테라노스는 가짜였음이 드러났고, 홈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스는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벨이 대체요법으로 암을 이겨냈다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였다.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벨을 따라 한 환자들은 상태가 점점 더 나빠졌다. 한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홈스에게 투자한 사람들은 모두 돈을 날렸다.
앨릭스 에드먼스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주의! 거짓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에서 두 사례를 첫 장 '확증편향'에서 소개한다.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근거부터 확인하라
확증편향이란 무엇인가. 이를 일찍이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이렇게 설명했다.
"이미 어떤 의견을 채택한 인간은 (중략) 그 의견을 지지하고 그와 일치하는 모든 근거를 끌어와서 그것을 이해한다."
이와 같은 확증편향 범주는 허위와 사기에 속아서 건강과 돈을 잃는 피해를 막기에는 유용하지 않다. 확증하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을 더욱 공고히하는 편향보다는, 애초에 덜컥 믿는 성향이 우리가 경계할 대상이다.
사람들이 허구에 쉽게 넘어간 사례는 숱하게 많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재연될 것이다. 그 바탕에는 인간의 이야기 선호가 깔려 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 심리에 주목한 학자가 로버트 쉴러다. 그는 《내러티브 이코노믹스》에서 이야기 선호는 인간의 인지적 본능에 가깝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을 떠올려보라), 사람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에 이끌리며, 그런 이야기가 확산되며 경제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얼마나 이야기에 빠져드는지는, 우리 돈을 걸고 내리는 의사결정에서 더 극적으로 드러난다. 주식시장에서는 건실한 기업보다 귀를 솔깃하게 하는 장밋빛 스토리를 내세운 업체가 투자자를 몰고 다닌다.
에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레너드스턴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내러티브 & 넘버스》에서 투자 의사결정을 잘 내리려면 이야기와 숫자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회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무리 그럴싸하더라도 숫자를 확인해봐야 하고, 수치가 매력적이더라도 그 이면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조언은 건강과 관련한 주장에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투자에서 확인할 '숫자'는 건강 정보에서는 '근거'에 해당한다. 당신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강 지침이 있다면, 반드시 의심하고 짚어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벨과 홈스의 거짓말은 의료기록이나 실험자료를 확인하는 절차만으로도 걸러낼 수 있었다.
사례가 사실이라도 전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설령 제시된 사례가 사실일지라도 의심의 눈길을 접으면 안 된다. "서양의학에서 포기한 환자만 치료하고, 내 지침에 따라 완치된 사람이 있다"고 주장하는 민간요법 시행자를 떠올려보자. 실제로 완치된 사람이 있음이 확인됐다고 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그 민간요법을 신뢰해도 될까?
결코 아니다. 우리는 그에게 전체 환자 중에 완치된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봐야 한다. "치료되지 않은 환자가 있을 텐데요"라고 물어야 한다. 더 들어가서는 서양의학과 비교해 완치율이 높은지 데이터를 달라고 해야 한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정신을 차려서 살아나온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잡혀간 사람 중 대다수는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을 떠올려야 한다. 대체요법으로 완치된 환자가 드물게 발생한다. 그러나 그 대체요법을 신뢰하고 따라 했다가 스러진, 그래서 그 대체요법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된 더 많은 환자가 있기 마련이다.
주장을 지지하는 사례보다 반박하는 사례를 찾으라
여기서 우리가 주장을 검증하는 방식을 점검하거나 다시 학습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주의! 거짓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에 인용된 퀴즈.
Q. '한쪽에 모음이 적힌 카드의 반대쪽에는 짝수가 적혀 있다'는 규칙이 참인지 확인하려면 어느 카드 두 장을 뒤집어봐야 할까?
출처: 《주의! 거짓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첫째 카드는 선택하기 쉽다. E를 먼저 뒤집어 짝수가 적혀 있는지 보면 된다. E카드의 뒷면에 홀수가 있다면 규칙은 거짓이다. 둘째 카드로 대부분 2를 선택한다. 2카드 위에 모음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필자도 2카드를 택했다). 실제로 모음이 적혀 있다면 규칙이 참이 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뒤집어보지 않은 3카드의 뒤에 모음이 있다면 규칙은 거짓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카드로는 3을 골라야 한다. 그러면 규칙이 참인지 거짓인지 판별할 수 있다. 3의 뒷면이 모음이라면 거짓이다. 자음이라면 규칙이 참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남은 2카드의 뒷면이 모음이어도 참이고, 자음이어도 참이기 때문이다(규칙은 '자음 카드의 뒷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경우, 즉 '모음의 뒷면이 짝수'에 해당하는 카드는 E 한 장이어도 규칙은 성립한다.)
'주장에 들어맞는 사례를 확인하기보다, 주장을 반박하는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라.' 이것이 이 퀴즈가 주는 지침이다. 주장이 전체를 온전하게 반영한 것이 아니라면 반례가 있거나 많기 마련이다. 주장을 검증하는 기본 방법은 확인이 아니라 반증이다. 이는 효과를 봤다는 건강 체험 사례를 대할 때에도 기본으로 삼아야 할 접근이다.
일본 개화기 저술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믿음의 세계에 거짓이 많고, 의심의 세계에 진리가 많다"고 말했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현명한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백우진 칼럼니스트 (smitten@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