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의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숲속마당협동조합 구성원들. 왼쪽부터 박순웅 상임이사, 활동가 김홍식·이은애·박신희씨. 홍천=이찬희 기자
강원도 홍천군 한 마을에 혼자 사는 80대 H씨의 집에는 매일 오전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식사를 챙긴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네 차례 허리 수술 후유증으로 대부분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는 그에게 하루 중 유일하게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다. H씨는 “혼자 있으면 집 밖을 나가기도 어렵다”며 “매일 나를 보러 와주는 사람이 있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취약계층 독거노인들을 살리는 핵심은 결국 ‘
알라딘릴게임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다. 국민일보가 강원도 홍천군과 충남 청양군 등 소멸위기 지역에서 만난 노인들은 하나같이 “별 볼 일 없는 노인을 찾아와줘서 고맙다” “다음에 또 볼 수 있느냐”며 사람을 반기는 반응을 보였다. 반찬을 들고 찾아오는 지역활동가에게도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매일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주고 말이라도 건넬 수 있는 접촉이 유지될 때 삶의 의지
골드몽릴게임릴게임 가 이어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그 시간을 만들어줄 인력과 구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을 통해 지역별 자살예방사업을 시행하는 생명존중안심마을을 조성하고 매년 시·군·구 자살사망자 분석보고서를 발간하도록 했다. 최근 출범한 국무총리 소속 범정부 자살대책추진본부는 농촌
사이다쿨 노인에 대해 맞춤형 예방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살예방센터 현장은 인력난에 시달린다. 30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양군은 자살예방센터 수행인력 3명이 군내 39명의 자살 고위험군 주민을 관리한다. 행정 업무까지 같이해야 한
모바일바다이야기 다. 서울(605.2㎢) 면적의 3배가 넘는 홍천(1820.3㎢)에도 자살 고위험군 주민 98명을 맡는 전담인력은 7명뿐이다. 고위험군 주민을 만나러 이동하는 데에만 긴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
드러나지 않는 노인 우울
노인 세대는
야마토게임다운로드 다른 세대보다 우울감이나 개인사를 타인에게 털어놓는 걸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정신건강 검사만으로는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청양군 ‘시니어 건강관리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우울감이 깊을수록 방문을 거부하거나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겉으로 ‘괜찮다’고 말하는 어르신이라도 반복적으로 찾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나마 할머니들은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서 식사와 대화를 활발히 나누는 편이지만 할아버지들은 은퇴 이후 사회적 관계망이 급격히 붕괴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에 청양군은 자체적으로 TF를 편성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군내 9개 면 중 6개 면의 75세 이상 독거노인 1144명을 전수조사했다. 노인우울척도(GDS)를 활용한 조사 결과 64명의 자살 고위험군을 별도로 발굴해 정기 상담과 사례 관리를 받도록 했다. 이 가운데 5명은 실제로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보건의료원은 이 TF를 정식 직제로 편입해 올해부터 시니어 건강관리팀을 가동했다. 팀은 상반기 중 군내 75세 이상 독거노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끝내고, 이후 70세, 65세 등 단계적으로 나이대를 낮춰가며 전수조사 대상을 확장할 방침이다. 또 우울증을 중점적으로 점검하되 다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지도 함께 확인키로 했다.
민간이 부족 인력 보완
게티이미지
홍천군에서는 민간 활동가들이 공공의 인력 부족을 보완하고 있다. 약사, 귀촌인, 종교인 등으로 구성된 홍천의 ‘숲속마당협동조합’ 활동가들은 영귀미면에서 매주 반찬을 들고 독거노인 20가구를 방문한다. 이들은 활동 과정에서 세상을 등지려는 시도를 목격하기도 하는 등 현장의 취약계층 노인을 가까이 접한다. 활동가 이은애씨는 “지난주에 안부를 물으며 웃던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삶을 내려놓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자살예방교육을 받고 노인들의 말투와 표정, 생활 환경을 살피며 위험 신호를 읽어낸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농촌 돌봄서비스 활성화 지원’ 사업의 지원금을 이용해 노인들에게 반찬 등을 배달한다. 해당 사업은 농식품부에서 2018년부터 반찬 배달과 이동 지원, 소규모 집수리 등을 제공하는 주민생활돌봄공동체를 육성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해 기준 40개 공동체가 활동하며 3만9864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만 사업 결산과 예산 심의가 이뤄지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정부 지원금이 끊겨 활동 공백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활동가들은 민관 협력 강화의 필요성도 주장한다. 박순웅 상임이사는 “행정이 인력 부족으로 현장에 못 간다면 민간이 갈 수 있고, 또 가고 싶다”면서도 “면사무소·보건소·경로당·민간단체 활동을 유기적으로 묶는 조례 등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활동가 신석현씨는 “내년에 수세미를 같이 키워 보자고 하는 등 어르신들과 삶을 이어갈 작은 약속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자살예방 보도준칙 4.0을 준수하였습니다.
홍천·청양=이찬희 차민주 기자 becom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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