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금 먹으면 하나, 기다리면 두 개. 아이들의 선택을 지켜본 마시멜로 실험을 기억하시나요? 단순한 연구는 때로 삶을 보는 방식을 바꿉니다. 실험 데이터로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읽어봅니다.
석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인 저녁. 집안에 퍼진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 현관문이 열리자 "다녀오셨어요"라고 맞이하는 아내와 아이들. 이렇게 온기가 감도는 저녁은 전통적인 '남성 가장'들이 꿈꿔왔던 모습일 겁니다.
하지만 요즘엔 전통적 성역할이 대한 인식이 와해되고 맞벌이가 흔해
골드몽 지면서 이런 풍경은 과거가 됐습니다.
트래드와이프의 모습을 AI로 추출한 이미지
앞치마 두르고 요리·청소…SNS 확산하는 '트래드와이프' 콘텐츠
이런 변화의 반작용일까요.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
바다신2릴게임 등에서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거나 집안을 정돈하고 아이를 돌보는 모습이 담긴 콘텐츠가 유행하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남성층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 여성과의 관계에서 좌절이나 불만을 경험한 남성을 뜻하는 이른바 '인셀(incel)' 중심으로 전통적인 역할 분담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한국릴게임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다만 이러한 선호를 단순한 취향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근 '계간 여성심리학'(Psychology of Women Quarterly) 저널에 게재된 레이철 로브넷 미국 네바다대 라스베이거스 교수 연구팀은 18~29세 미국 남성 595명을 대상으로 트래드와이프 문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뽀빠이릴게임 트래드와이프(tradwife)는 전통적인(traditional)과 아내(wife)의 합성어로, 전통적인 성 역할로의 회귀를 강조하는 인터넷 하위문화를 뜻합니다. 최근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1950년대 미국식 가정의 이미지를 재현한 콘텐츠 형태로 확산하며 재조명받는 라이프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게임몰 트래드와이프 라이프스타일은 여성이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고 남편에게 순응하는 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이 구조에서 남성은 가정의 유일한 소득원인 동시에 주요 의사결정권자로 설정되고 일부는 여성의 경제활동을 배제하기도 합니다.
해당 흐름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경제적 성취를 강조하는 이른바 '걸보스(girlboss)' 문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확산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트래드와이프 선호도 높을수록 여성에 대한 부정적 감정 커
연구 결과, 트래드와이프 라이프스타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남성일수록 '적대적 성차별(hostile sexism)'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여성에 대해 부정적 감정이나 불신을 갖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남성들이 이러한 생활 방식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전업주부 아내'에 대한 선호를 넘어 가정 내 전통적인 권력 구조를 유지하려는 욕구와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펙셀스
"트래드와이프 선호, 여성 비하·가부장적 인식 기반"
연구진은 당초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 등 '온정적 성차별(benevolent sexism)'이 주요 요인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분석에서는 적대적 성차별이 가장 강한 영향력을 보였습니다. 다만 온정적 성차별 요소 중에서도 '이성 간 친밀성에 대한 의존'은 트래드와이프에 대한 호감과 일부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즉,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 정서적·신체적 완결성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남성일수록 해당 라이프스타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여성에게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그 상황에 대한 반감을 느끼는 이중적 태도가 나타난다"며 가정 내 경제적·의사결정 권한을 남성에게 집중시키는 구조와 맞물려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트래드와이프에 대한 남성의 호감은 여성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비하적·가부장적 성차별 인식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트래드와이프 문화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연구 대상이 20대 남성에 한정된 점, 실제 해당 생활 방식을 선택한 집단이 아닌 일반 인식을 조사한 점 등은 한계로 남습니다.
미국 여성들이 참정권을 획득한 건 남성 참정권이 주어진 지 50년 후인 1920년입니다. 여성들은 '여성의 본분은 가정을 지키는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여성 인권 운동을 벌였고 참정권을 쟁취했습니다. 그런 미국에서 다시 '순종적인 여성상'이 주목받는 모습은 묘한 기분이 듭니다. 취향의 차이라고 하기엔 그 속에 담긴 시선이 너무 낡아 보입니다. 상대를 특정 역할에 가둬두고 시비를 논하는 건 시대에 역행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